인간과 개
인간과 늑대는 50만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똑같은 생태 적 지위를 공유해 왔어요. 50만 년 전 인간은 어 떤 모습이었을까? 우리는 그 전모를 그저 추측할 수 있을 따 름이죠. 60만 년 전에 유럽과 아시아에 처음 급부상한 인류는 이마가 앞으로 북 볼록하여 있었고 눈썹 부분이 두툼했어요. 뺨이 없었고 두뇌 용량은 직장인의 반절 정도였죠.
이미 불을 다룰 줄 알았고 돌로 자그마한 도구를 만들어 썼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사냥 솜씨가 썩 훌륭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의 주거지에서 나온 대형 사슴이나 야생 말 등의 뼈를 관찰해보면, 사냥을 한층 더 잘하는 다른 육식 동물이 잡아먹고 남은 것을 가져왔다는 점을 알아볼 있습니다. 그로부터 몇 십만 년이 더 흐른 후에야 인류는 움막을 지어 생활하기 시작했고 죽은 사람을 땅에 문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50만 년 이 흐른 후, 다시 말해 지금으로부터 10만 년 전에 인간의 얼 굴에 뺨이 생겼다. 말을 하게 되고 장신구 등 예술품을 만들 기 시작한 것은 57만 년 후였죠. 도자기를 만들어 쓰게 된 것 은 58만 7000년 후, 농업을 시작한 것은 58만 9000년 후, 글 을 쓰고 도시를 건설한 것은 59만 5000년 후였죠. 그리고 개 먹이를 출현한 것은 59만 9900년 후부터였다.
길들여지는 동물, 개
생물학자들은 인간에 의해 동물이 길들여지는 경향을 흔하게 '노예화', 즉 인간의 의지와 의도에 따른 지배라고 설명 하죠. 하지 만 요즘 많은 생물학자들은 이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간에 어떠한 종이 인간의 통제 하에 들 어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미리 관측할 수도, 유도할 수도 없 는 유전적 변화가 있어야 하는다는 것이죠. 결국 인간의 의도 는 필요 안건도, 충분 안건도 되지 못하죠. 자연계를 살펴보 면 인간과는 무관하게 발생하는 길들임 사례도 많아요. 예를 들면 개미와 진덧물이 그렇다. 또한 4,000종의 포유류와 1만 여 종의 새들이 10만 년 이상 공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 인간이 길들인 것은 10여 종에 불과해요. 고대 이집트 인들 이 남긴 들판 그림을 보면 이들이 영양, 아이백스염소, 가질., 하이에나 등을 길들여 보려고 헛되이 노력했다는 점을 알게되겠습니다.
물론 늑대, 오록스, 들닭, 야생 토끼, 야생마 등 길들이 기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요테, 뇌조, 다람쥐. 얼룩말 등은 실패로 돌아갔죠. 이런 사실은 길들이기의 성패 여부가 우리 인간뿐만아니라 상대 동물의 특성에 따라 좌우된 다는 것을 의하죠. 인류학자인 데이비드 린도스 는 심하게는 곡물류조차도 스스로 '길들여지기'를 선택한 것이 라고 설명하죠. 주거지 쓰레기 위에서 싹을 틔워 원시 인류 의 눈에 뜨이도록 함으로써 말이죠. 인간이 역사를 이끌어 온 주체라는 우리의 믿음은 월등히 뿌리깊은 것이지만, 길들 여진 동물들, 각별히 그중에서도 개를 본다면 이런 믿음을 다 시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와 인간이 밀접한 관계 를 맺게 된 것은 아직 인간이 어느 의식적인 사고나 계획에 따라 살지 못했던 하던 때까지 거슬러 상승해기 때문이죠.